행복한비뇨의학과의원

요실금 이야기! 고마운 울 엄마!

“할머니 냄새나” 철부지 손자는 할머니 냄새나서 싫다고 한다. 한복치마 속에서 손주놈 알사탕 사먹으라고 용돈을 주려는 할머니가 고맙긴 하나 왠지 할머니 지린내가 싫은가 보다. 자식 새끼 여럿 낳고 재대로 몸조리도 못해서 얻은 병인데...

요즘은 웰빙시대다. 중년 여성들은 한 두가지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동네 부녀회에서 수다도 떨고 에어로빅이나 산행도 자주 다닌다. 문제는 요실금이다. 운동이라도 같이하자고 제안이 오면 소변이 세니 말도 못하고 그냥 바쁘다고 얼버무려버린다. 외출하더라도 화장실이 어디인지부터 먼저 살핀다. 괜한 수치심으로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나이들면 당연 그러려니 한다.

최근 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성인여성 4명 중 1명 꼴인 28.4%가 요실금 증상을 경험하고 실제 이들 요실금 환자 가운데 전문치료를 받는 사람은 7명중 1명뿐이라고 한다. 요실금은 부끄럽거나 숨겨야할 질환이 아니다. 반복되는 임신과 출산, 수술 또는 폐경 등으로 방광과 요도를 지탱해주는 골반근육이 약해져서 생기는 병이다. 어머니이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병이다.

실제 요실금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웃거나 기침하거나 뛸 때 소변이 세는 복압성요실금이 있고 다른 하나는 소변을 참지 못하고 급하면서 소변이 세는 과민성방광이 있다. 물론 이두가지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복압성요실금은 수술로써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지만 과민성 방광은 약물치료와 행동요법을 해야 하므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의해야한다.

1948년 미국의 의사 아놀드 케겔은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법을 소개하였고 이는 모든 요실금에 우선적으로 시행되며 증상이 가벼울 때 효과적이다. 케겔운동은 소변을 중간에 끊는 느낌으로 천천히 3-5초간 항문을 쪼였다가 푸는 운동으로 6개월 이상하면 효과가 있다.

그러나 좀 심한 복압성 요실금에서는 효과가 떨어져 수술이 필요하다.

요즘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조테이프를 요도에 걸어주어 비교적 손쉽게 요실금을 교정 할 수 있다. 2-3년 전 요실금 수술 대란이 일어났는데 이는 요실금 수술에 보험이 적용되었고 수술이 비교적 쉬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회사의 잘못된 상품의 개발로 요실금 수술만 하면 200-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것이 요실금 대란에 일조하였다. 이 후 요실금 수술을 받으려면 방광기능검사를 해야만 보험으로 수술이 가능해 졌다. 요실금 테이프 고정술은 이전의 수술에 비해 효과도 뛰어나다.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되고 요실금에 대처할 무기가 많아진 때도 없다. 그런데 왠지 부끄러워 병원에 오길 꺼린다. 요실금은 남에게 쉽게 말 할 수는 없지만 창피한 질환이 아니다.  미역국 한 그릇에 몸 풀고 자식 낳아 기르면서 생긴 어머니들의 상처이다. 요실금에서 해방되면 손자들에게 멋진 할머니, 이웃에는 활달한 아줌마가 될 수 있다.